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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리뷰

돈 안되는 전공이 걱정인 사람들에게 , 이범- 교육평론가

2017. 9. 8.

교육평론가 이범 님의 성장문답 답변입니다. 공교육 이슈와 관련하여 다양한 강의도 하시고 《이범, 공부에 反하다》, 《이범의 교육특강》과 같은 저서도 있습니다. 해당 동영상은 순수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의 진로고민에 대한 조언입니다. 유투브에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성장문답]  돈 안되는 전공 때문에 불안한 당신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답 



<오늘의 질문>

미술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입니다. 순수미술이라는 제 전공을 너무 좋아합니다.

근데 이것만 해서 먹고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좋아하긴 하지만 이 학문 계속 해도 될까요?



※아래는 동영상의 답변을 토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한가지만 잘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이 학생은 내가 보기엔 약간 도둑놈 심보를 가진 듯 하다. 물론 전공을 좋아한다는 건 굉장히 좋은 것이다. 전공을 싫어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전공에 정도 못 붙이고, 적응도 못하고, 적성에 맞지 않다고 말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 왔다.  그에 비해전공을 좋아한다니 얼마나 좋은것인가? 그건 좋은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좋아하며 지내면 좋겠다. 전공과 연관된 그런 역량을 계속 계발했으면 싶다. 


문제는 왜 도둑놈 심보라고 이야기 하냐면, 한가지만을 잘해서 내가 인생을 끝까지 꾸려나가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과 같다. 그리고 사회에서 그런 사람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를테면 지금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있다고 했는데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계속 잘해나가는 것은 하나의 기술이다. 그런데 대개의 직업세계는 2~3개 이상의 여러가지 기술이나 역량의 세트를 요구 한다. 전문용어로 이제 스킬세트 즉, 기술들의 집합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의사가 한가지 기술을 가지고 의사를 하는것 같겠지만 요즘 의학의 발달이 굉장히 속도가 빠르다. 뭔가 새로 나오면 또 새로 바꿔야 되는 경우가 생긴다. 내가 산부인과를 했다가 어려워지면 성형외과로 바꾸기도 해야되고 이런 경우가 숱하게 많아지고 있다. 요즘 어지간한 개인병원 냈다가 많이 망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스스로 회계도 배워야 되고 경영자로서의 어떤 역량도 또 갖춰야만 한다. 의사는 의사 면허증 하나 가지고 평생 먹고 살겠지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4~50대 이미 사회적으로 잘 자리잡은 의사들은 그런 삶을 사는게 가능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제 막 의사로서 진입하는 이런 청년 세대들은 하나의 기술로 먹고 살 수가 없는 거다. 




전문성을 가진 기술 이외에 다른 스킬을 더하자.


미술 전공을 좋아하는건 좋은거고 자기만의 중요한 어떤 스킬이 될 것이다. 중요한 기술이 될텐데 그 전문성 이외에 뭔가 다른 스킬이 더해져야 된다. 그게 외국어일수도 있고, 어떤 사회적인 능력 이를테면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조직을 만들어낸다던가 등등 이런 능력일수도 있다. 전공과는 다른 영역의 어떤 관심이나 지식일 수 있다. 


나는 사실 대학 다니면서 전공을 2~3개쯤 한 경우이다. 원래 나의 학부 전공은 생물학이다. 생물학을 좋아했고 결과적으로 대학원갈때 전공을 바꾸긴 했지만 생물학이 싫어서 바꾼 것은 아니다. 더 좋은게 나타나서 바꾼 것이다. 대학원 때 바꾼 전공은 과학사이다. 대학 3,4학년 때 같이 공부해 보다가 바꾸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꾸게 되었다. 학부 4년을 보냈지만 실질적으로는 전공이 2개였던 셈이다. 





사실 내막을 알고보면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사진이다. 사진 동아리 활동을 굉장히 꾸준히 했고 심지어 대학 신문사에서 1년동안 사진 기자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바쁘게 대학생활을 보냈는데 사진에 대한 예술적 감각은 그리 뛰어나진 못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다니는 대학교에서 사진에 대해 기술적인 걸 고민하거나 찾는 사람들은 4학년 때쯤에는 대부분 나에게 와서 물어보곤 했다. 


나중에 돌이켜보니 한가지가 더 있었는데 그게 가르치는 기술이다. 이는 사회적 경력을 얻는데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 나는 워낙 잡다한 관심들이 많았기 때문에 후배들을 데리고 환경문제에서부터 미술사까지 공부를 해봤다. 공부를 하다보면 선배들이 내려준 커리큘럼이라는게 있는데 참고문헌이나 참고가 될만한 논문을 순서대로 보라는 내용이들이다. 이러한 커리큘럼을 보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내가 생각하는대로 바꾸고는 했다. 


나중에 우연히 사교육 업계에 발을 디뎠을때 이때의 경험은 교재를 만드는데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 지금도 한때 사진에 굉장히 심취했었고 그런 경험을 했다는 것이 불현듯 도움이 되곤 한다. 지금 사진 또는 영상의 시대라고 말할정도로 그런 류의 어떤 경험이나 감각이 필요한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3~5년 정도의 중기적인 전략을 세우라.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 인생을 꾸려나가는 데는 하나의 기술이나 하나의 어떤 전공만으로는 꾸려지지가 않는다. 2~3가지 혹은 그 이상 여러가지가 세트로서 같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일이 그러하다. 자기가 전공을 계속 유지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너무 슬퍼하지 말길 바란다. 돈을 벌어야 되서 전공과 조금 다른 별개의 일을 할수도 있다. 하지만 전공이 순수미술이면 어느정도는 병행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꼭 순수 미술이 아니더라도 미술 또는 그 인접된 분야들이 꽤 여러가지 있으니 이러한 분야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익혀보길 권한다. 그래서 자기가 가진 스킬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가 되도록 만드는 전략, 3년 내지 5년의 중기적인 전략을 한번 꾸려보길 바란다. 


그래서 한 5년 뒤에 5년 전에 비해서 하나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기술과 역량들을 세트로 갖추게 되었다면 인생을 보는 눈도 바뀌어 있을것이고 이전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 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돈을 벌어야 된다는 사실을 너무 슬프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전공을 좋아하지만 이외에 다른 스킬을 또 하나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이에 맞게 잘 노력하고 자기 생활을 잘 조직하면 하던 전공과 관련된 것도 어느정도는 병행을 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체능계열의 전공, 게다가 순수미술을 전공한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해보았을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범 평론가의 도둑놈 심보라는 워딩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였지만 답변의 내용을 최대한 살려내고자 걸러내지는 않았습니다. 보통 예술분야에서 순수학문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향후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 심지어 취업을 해야하는 문제 자체가 막막하고 싫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고민을 예체능 전공자나 예술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대답을 해주셨다면 또 어떤 답이 나왔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기술이외에 다른 여러가지 기술들을 더 익히는 것을 중기적인 관점에서 수립하길 권하는 조언은 도움이 되는 조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범 평론가의 의견처럼 요즘 사회는 이전 세대와 비교하여 한가지 기술만으로 성공거나 해당 기술 한가지가 인생의 끝까지 책임져주지 않는 현실입니다. 우리사회와 각종 기술과 유행은 배우고 익히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는 만큼 오래된 것들은 금새 사라져버리기도 합니다. 한가지 특장점을 주된 기술로 익혀두고 분야와 범위를 넓혀 도움이 될만한 기술과 역량을 갖추어 두는 것은 이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적당한 해결책 혹은 방어책이 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요약>


1. 한가지만 잘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2. 전문성을 가진 기술 이외에 다른 스킬을 더하자.

- 3~5년 정도의 중기적인 전략을 세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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