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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여행

[싱가포르 여행] 싱가포르 친구 결혼식 + 치킨커리

2020. 2. 18.

 

이번 싱가포르 여행의 목적이었던 친구들의 결혼식 날이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이것저것 준비할 것들이 많아 정신없고 분주했어요. 싱가포르의 결혼식 문화인건지 친구들의 결혼식이 그랬던 건지 모르지만 동양과 서양식의 결혼문화가 섞여 있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먼저 가장 가까운 친구,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중국문화와 비슷하게 결혼과 관련한 행사들을 합니다. 집안 곳곳에 복을 상징하는 글씨와 장식들이 놓여지고 꾸며집니다. 

신부의 집에 먼저 들러 가족들과 인사를 하고 부부가 함께 살 집에서 또 한번 행사가 진행되었어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부의 부모님께서 소액의 싱가포르 달러가 담긴 빨간 봉투를 나눠주셨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결혼식을 도와주는 친구들이나 가까운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한국에는 없는 문화라서 참 흥미로웠습니다. 

 

 

이곳저곳 이동하며 행사들을 마치고 본 결혼식을 위해 모두가 이동을 했습니다. 결혼식장 내부의 아주 작은 소품들까지 직접 신경쓰고 만들었던 싱가포르 친구들. 친구들의 성격이 묻어나오는 귀여운 결혼식이었습니다. 테이블에 올려질 꽃병을 만들고 세팅하는 일을 도와주며 처음 만난 사람들과 어색한 인사와 대화를 나누며 식이 시작되길 기다렸습니다. 싱가포르 친구의 친한 친구가 한국에 방문했을때 잠시 가이드를 해준 적이 있는데 몇년만에 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어서 반갑기도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의 결혼식은 싱가포르 보타닉가든에서 진행되었어요. 보타닉가든은 싱가포르의 유명한 관광지 중 한 곳이기도 한데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는 행사장이 있더라구요. 보타닉가든 내부에 있는 장소에서 초대받은 지인들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코스요리가 나오고 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친구들의 지인들 때문인지,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사용하는 싱가포르의 문화때문인지 결혼식 사회도 영어와 중국어로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서약식이 진행될때는 모두가 외부로 이동해 신부 신랑을 에워싸고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몇년전 같이 여행을 하고 돌아다니며 친구로 지내던 이들이 이렇게 부부가 되는 순간을 함께 한다는 것, 이렇게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수 있다는 것이 참 행복했습니다. 

 

 

보타닉 가든 내부의 아담한 정자같이 생긴 곳에서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서약식을 마치고 다시 내부로 들어가 남은 행사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서로가 커플이 되고 부부가 되기까지의 과정들을 영상으로 만들어 모두와 공유하고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인사 들이 전해졌습니다. 

 

 

코스 요리가 나오기 전 초대받은 이들의 이름이 적힌 자리에 찾아가 앉았습니다. 친구 부부와 친한 친구들의 테이블 이었습니다. 처음 싱가포르 여행에 왔을때 만나봤던 얼굴들도 있었고, 한국에서 일을 했었던 친구들도 있어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여러가지 담소를 나누며 식은 한참 더 진행되었고 저녁이 되어서야 드디어 모든 행사가 끝이 났습니다. 


한국에서의 결혼식은 보통 1~2 시간 정도 식이 진행되고 사진찍고 밥먹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참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이른 아침부터 시작해서 장소도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사진도 찍고 덕담도 주고 받고 식이 진행된 이후에도 한참이나 오랜시간동안 식이 진행됩니다. 중요한 행사들이 끝나고 나면 어느정도 자유롭게 자리를 이동해 가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하기도 하고 연락처도 주고받고 합니다. 여러가지 소품들로 재미있게 사진들도 찍고 그렇게 정말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식이 진행되더라구요. 

그저 따라다니기만 했었던 저도 녹초가 되어가는데 그 거추장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하루종일 더운날씨에 고생했을 신부친구를 생각하니 짠해집니다 ㅠㅠ 둘 다 녹초가 되어있더군요 ㅎㅎ

식이 끝나고 바로 다음날 오전이 출국이라 절대로 공항에 데려다주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두고 친구의 부모님에서 자고 다음날 출국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침 일찍 짐을 챙기고 나서려는데 보모님이 공항에 데려다 주신다고 하는것도 한사코 거절하고 혼자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공항으로 가기전에 꼭 먹고 가고 싶던 음식이 있기도 했습니다 ㅎㅎ

싱가포르의 치킨커리 입니다. 이전에 친구 부모님께서 집에서 만들어 주셨던 몇가지 요리들이 있었는데 정말 그 맛이 잊혀지지가 않더라구요. 푹인은 닭고기는 엄청 연하고 감자도 부드럽습니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묽은 커리맛이 개인적으로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인상깊던 요리 중 하나였어요. 

다시 싱가포르를 방문하게 되면 꼭 먹고 싶었던 요리는 로티와 테타리, 락사와 치킨커리였는데 몇가지는 원했던 맛과 조금 다르기는 했지만 그래도 목표했던 것들을 다 채우고 돌아왔네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며칠이었지만 무더운 날씨에 제법 몸이 피곤했어요. 아시아 친구들을 사귀게 되니 장점이 시간과 돈이 허락하는 타이밍이 맞는 순간이 오면 부담없어 들러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어느샌가 외국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오면 꼭 친구들을 만나러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새로운 장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때의 행복보다 몇년간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훨씩 더 큰 행복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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