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피곤했던 탓인지 늦잠을 자고 일어나 친구와 아점을 먹기로 했습니다. 시간 상으로는 점심시간에 가까웠지만 첫끼로 택한 음식은 역시나 매운맛. 아침 , 점심, 저녁 언제라도 매운맛을 먹는 청두 사람들 패기 대단합니다. 간식도 매운맛 천지.. 물론 맵지 않은 음식도 많지만 그만큼 매운맛에 익숙한 도시인 것은 맞는 듯 해요. 한국사람들이야 워낙 매운맛을 즐겨먹고 익숙하다보니 괜찮겠지만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인들이나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꽤나 당황스러울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시간도 상관없고 재료도 상관없이 어지간한건 다 시도해보고 잘 먹는 편이라 먹거리 천국인 청두가 너무 좋았어요.
유명한 간식거리로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 소개되었던 음식인데 이름을 까먹었네요 ㅠㅠ 친구말로는 이 식당의 맛은 그냥 저냥 이라고.. 나중에 다른 곳에서 다시 시도해 봤는데 오 그 곳은 정말 맛있었어요. 매운 맛이 날 줄 몰랐는데 역시나 매운맛이나고 뒷맛이 꽤나 매콤합니다.
또다른 매운맛 ㅎㅎ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런 메뉴들을 먹으면서 스스로 신기해 했어요. 이게 아침에 빈 속에 잘 들어가다니.. 완탕 같은 음식입니다. 익숙한 매운맛, 청두맛이 나요. 청두 사람들이 간단하게 많이 먹는 음식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청두 센터가 아닌 로컬 식당, 작은 식당 들 위주로 가면 가격이 정말 저렴해요. 둘이서 먹어도 한국에서 혼자 먹는 금액도 안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은 좀 적은 편인데 주문할때 원하는 양을 이야기 하면 되지만, 청두에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왠만하면 배불리 먹지 않도록 하는게 좋습니다 ㅎㅎ
왜 찍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소량이 7~9위안 정도 하네요. 더 싼 곳들도 있다고 했어요. 이 식당은 지하철 역 바로 근처에 있던 곳이라 아마 약간 더 비쌌을 것 같습니다.
점심을 먹고 친구의 친구가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2주간 청두를 여행하는데 계속 청두 시내만 도는 것 보다는 약간 외곽지역도 관광하고 싶고, 기왕이면 관련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영어가이드가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제 친구의 친구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영어가이드가 동행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다고 해서 겸사겸사 찾아갔습니다.
사실 청두에 오면 꼭 가보고 싶었던 관광지가 구채구였는데 지난 지진 이후 잠시동안 관광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했어요 ㅠㅠ 티벳 근처를 가볼까 했지만 방문할 수 있는 허가증을 받는데 시간이 몇주는 걸린다고 해서 결국 가고 싶었던 곳은 한군데도 못가는 상황이었거든요. 뉴질랜드에서부터 게스트하우스에 특별한 애정이 있다보니 청두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해 보기로 합니다.
게스트하우스는 청두에서 다른 지역이나 관광지로 가는 버스들을 탈 수 있는 터미널 바로 뒷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하철역과 엄청 가까웠어요.
청두의 게스트하우스 다운 이름입니다. mrs. panda hostel ! 아담하고 귀여운 분위기. 카페와 식당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 스탭들이 영어를 사용할 줄 아는 듯 했어요. 게스트 매니저인 친구의 지인은 일본어도 할 줄 알아서 서양권이나 일본 여행객들도 꽤 있더라구요.
여러가지 투어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일단 청두에 왔으니 판다를 보고 그 유명한 절벽의 거대한 불상을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하루짜리 투어입니다. 일정은 꽤나 빠듯지만.. 두 곳다 청두센터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보니 하루에 두 곳을 방문하려면 별 수 없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투어를 예약하고 제가 머물고 있는 곳에서 청두센터까지 오전 7시에 오는건 불가능하므로 하루 머물 도미토리도 예매합니다.
친구는 오후 일을 위해 직장으로 가고 저는 어제 가이드를 해준 친구에게 미처 전해주지 못한 선물을 전해주러 친구의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IFS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위치라고 해서 지도를 찾아보니 게스트하우스에서 도보로 약 30분 거리라 슬렁슬렁 시티 구경 할 겸 걸어가보기로 합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걷다보니 사무실 건물에 도착했습니다. 이 친구는 우리나라로 치면 유학원 같은 곳에서 일하는 것 같았어요.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중국 학생들을 위해서 학교 컨택부터 에세이 등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근무시간에 잠시 내려오는 자유는 허용되지만 복장이 자유롭지는 않은 편인 회사인가 봅니다. 처음으로 정장을 입은 친구의 모습을 보니 낯설고 재미있습니다. 선물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고 청두에 오면 꼭 먹어봐야할 리스트 1위 였던 족발덮밥을 먹기 위해 다시 시티를 가로질러 걸어갑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했지만 생각보다 시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고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리라고 해서 일단 찾아가 보기로 합니다.
가는 길에 만난 판다, 한류, 길거리 음식. 이렇게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좌판이나 간이 상점에서도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결제합니다. 나도 갖고 싶다 위챗페이..
걷다보니 어디인지 모를 이런 곳에 다다랐는데 신기하게 시티에서 인터넷이 더 빠른가 봅니다. 친구 집에서는 한국의 지인들과 영상통화나 음성통화를 시도해도 신호가 너무 느려 늘 실패하고는 했는데 한번에 연결이 됩니다. 그간 통화하지 못한 부모님, 지인들과 통화를 하니 신이 납니다. 통화를 끝내고 다시 족발덮밥을 향해 열심히 걷습니다.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으러 많이 온다는 그 거리입니다. 입구에 도착해서 캡처해 갔던 가게 간판을 향해 열심히 동네를 둘러봅니다. 분명 주소를 찾아서 갔는데 어쩐일인지 그 간판과 가게가 보이질 않습니다 ㅠㅠ 그렇게 이 거리를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쯤 돌다가 너무 화가 나기 시작. 왜 없지?!?!?!?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여기까지 이렇게 왔는데 포기해야 하나 하던 시점에 알고보니 거리가 시작하는 가장 입구에 있던 식당을 제가 못찾은 거더라구요... 그 이유는 한자를 보고 찾아야지 간판 모양이나 색감보고 찾으려고 해서... ㅠㅠ 어차피 한자를 읽어도 이 글씨가 저 글씨같고, 저 글씨가 이 글씨 같다보니 간판 모양을 보는게 빠르겠군! 하다가 몸이 고생했습니다..
새로 바뀐 가게 외부입니다. 2019년 5월 기준으로 이 상태였으니 찾아가실분은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가게로 들어가 백종원이 시킨 메뉴 그대로 시켜봅니다. 두근두근 족발 덕후인 저는 계속 설레입니다. 그리고 백종원님이 너무 맛있게 드셨잖아요.. 직원분이 실수로 그릇 치우니까 그렇게 아쉬워 하시면서..
화려한 비주얼의 족발 + 오리 덮밥입니다. 양이 엄청 많습니다. 이때 정말 당황했던게 깜박하고 출금할 카드를 들고 나오지 않아서 주머니에 있던 현금이 얼마 없었어요 ㅠㅠ 혹시나 가지고 있는 현금보다 더 비싸면 못먹게 되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가지고 있던 현금보다 딱 1위안 저렴했던가 해서 다행히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기대를 워낙 많이하고 방문했지만 냉정히 맛을 평가하자면.. 역시나 제 입맛에는 상당이 짠 맛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국음식이 제 입맛에는 짰었기 때문에 여기가 특별히 더 짠맛이 나는건 아니었어요. 족발은 우리나라의 족발과 꽤나 비슷합니다! 좀 더 야들야들 부드러운 느낌인데 족발이 오리보다 더 짜요. 오리는 그간 다른곳에서 먹던 것과 비슷한 맛입니다. 고기 밑에는 얇은 당면같은 것도 깔아줍니다. 전체적으로 양은 굉장히 푸짐하고 맛도 나쁘지 않습니다. 한번쯤 먹어볼 만 하다고 생각되는 정도?
만약 다른 곳에서 오리고기를 먹어보셨다면 이 곳에서는 굳이 오리 + 족발 구성은 아니어도 될 듯 합니다. 메뉴도 정말 많아요. 혼밥하기 딱 좋은 시스템이라서 제가 청두에 머무르게 된다면 혼밥하러 가끔 들를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직장인들이 자주 와서 먹는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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