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원에서 택시를 타고 두보초당으로 향했습니다. 문수원과 달리 두보초당은 입장료가 있어요. 입장료는 50위안으로 싼 편은 아닌 것 같아요. 두보초당은 청두에서 방문한 관광지 중 손꼽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장소였어요. 대나무 숲과 정원의 조화가 정말 아름다운 곳 입니다. 청두에서 방문해야할 관광지 중 정말 추천하고 싶은 곳이예요.
유명한 관광지 답게 관광객이 정말 많은 곳 이었습니다. 친구도 두보초당에 방문한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구요. 두보초당에는 대나무가 정말 많습니다. 정말 날씨가 더운 날이었는데 대나무 밑에 있으니 솔솔 바람도 불어오고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가 정말 장관이더라구요.
대나무가 이어진 길을 따라 들어가다보면 이렇게 멋진 정원이 나옵니다. 시내 한가운데에 이런 정원을 가진 관광지들이 여러개 있다는게 참 놀라워요. 오랜 시간동안 꾸미고 가꾸어진 정원의 느낌이 납니다. 실제로 보면 정원의 크기가 상당히 크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정원의 주변으로 두보의 시가 벽마다 가득 걸려있습니다. 다작을 한 것으로 유명한 시인이고 중국에서도 워낙 유명한 시인이다 보니 어렸을 적 학교에서도 필수로 외웠던 시들이 있다고 해요.
수 많은 두보의 시들이 각기 다른 글씨체로 적어져 있습니다. 어떤 시인지, 뜻은 알 수 없었지만 갑자기 중국어로 누군가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 뉴질랜드에서 지내는 동안 중국계 친구들이 많았는데 종종 중국책을 들고가 읽어달라고 졸라대곤 했었거든요. 한자의 벽이 너무 높아 중국어를 배울 시도를 선뜻 해보지 못했지만 중국어를 들을때면 뭔가 노래같다라는 생각이 들고는 했어요. 친구들끼리 떠들고 놀며 말하는 소리 이외에 조용히 책을 읽어줄때 그 소리가 정말 듣기 좋았었어요. 친구에게 시 한편을 읽어달라고 부탁했더니 익숙하고 알고 있는 시를 찾아보자고 하더라구요 ㅋㅋ 한참을 벽을따라 걷다가 드디어 알고 있는 시가 나왔고 한편을 멋있게 읽어주었습니다. 청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예요.
이 길을 걷다보니 중국 영화가 생각나더라구요. 저녁시간이 다가올 쯤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했었는데 대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불어 그 소리가 너무 멋있었고 대나무가 흔들리는 모습이 정말 영화속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두보초당을 돌고 돌다 보니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청두 어딜가나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마작이나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길거리나 관광지 그 어디에서라도 말이예요. 친구가 한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비행기를 타고 쓰촨 ( 혹은 청두 라고 지명을 말해줬는데 기억이 명확하지 않네요 ㅠㅠ) 상공을 날다보면 사람들이 마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다고 해요 ㅎㅎ
친구의 말로는 최근 중국 정부에서 청두를 발전시키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청두 사람들 중 일부는 딱히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해요. 이로 인해 청두의 집값이나 물가가 오르고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청두사람들은 여유있고 한가로운 이전의 분위기를 더 좋아해서 지금 상태에서 더이상 발전하지 않았으면 한다구요. 물론 이는 일부의 생각이겠지만 친구가 말해준 우스갯소리와 실제 청두를 여행하며 느낀 점들을 생각해봤을때 그럴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청두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 청두 사람들은 느긋하고 여유롭다 라고 했는데 정말 묘하게 그런 분위기가 있거든요. 중국의 다른 도시와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천천히 걷다보니 이렇게 큰 연못이 나왔어요. 연못 안에는 엄청나게 큰 물고기들이 한가롭게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앉아 한참 수다를 떨었어요. 한국과 중국의 문화 차이, 각자의 나라로 돌아와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이제 30대가 되어 부모님이 하는 걱정 등등. 사실 사람 사는건 어딜가나 다 비슷하죠. 다른 나라에서 오는 차이점도 있었지만 역시나 사는 모습은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보초당의 관광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로 IFS몰 근처로 향했습니다. 친구가 미리 예약해 둔 훠궈 식당이 있다고 했는데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훠궈를 먹을 수 있다고 했어요. 아무래도 훠궈가 굉장히 자극적인 음식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매운 음식을 먹은 다음날처럼 약간의 고통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채식훠궈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속이 편안하고 정말 맛있다고 열심히 영업을 합니다 ㅎㅎ
훠궈를 먹으러 가기 전 잠시 85도씨에 들러 음료를 사가지고 가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문화가 정말 익숙하지 않았어요. 밥을 먹으러 가는데 다른 곳에서 음료를 사가지고 갑니다. 친구에게 이렇게 음료를 사가도 뭐라고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게 왜 안되냐며 반문합니다. 실제로 음료를 사오는 사람들도 많고 친구들과 식당에 방문할때 음료를 사간 적도 자주 있었어요. 굉장히 실용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도착해보니 테이블의 구성이 독특합니다. 혼자오거나 소수로 오게되면 합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아요. 저희도 앞자리의 다른 분들과 합석을 하게 되었지만 거리가 아주 가까운 것은 아니라서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습니다. 주문하는 방식은 하이디라오와 동일합니다. 태블릿을 주면 원하는 재료를 추가해서 주문하면 됩니다.
다시보니 또 저 맛이 생각이 나네요 ㅠㅠ 정말 담백하고 깔끔했습니다. 하이디라오나 청두 특유의 새빨간 훠궈와 다른 색다른 맛입니다. 육수 베이스는 전혀 맵거나 자극적인 맛이 느껴지지 않고 깔끔한 맛이예요 재료가 거의 채소 혹은 콩고기 완자 같은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오랜시간 익히지 않고 금방 먹을 수 있고 속이 정말 편안합니다. 중국에 와서 먹어본 채식 요리들은 정말 하나같이 다 맛있었습니다. 매일 먹는다고 해도 질리지 않을 만큼이요. 채식을 하신다거나 채식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청두의 훠궈와 함께 색다른 채식 훠궈도 경험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전에 방문했던 다른 채식 식당에 관한 포스팅도 아래에 링크를 추가해 둘게요.
2019/05/24 - [여행/중국 청두여행] - [중국 여행] - 청두 먹거리, 딤섬과 채식 식당 맛집
2019/06/09 - [여행/중국 청두여행] - 중국 여행 - 청두의 유명한 사찰 문수원 (원수위안) , 중국 가정식
2019/05/20 - [여행/중국 청두여행] - 하이디라오 in 청두 - 중국 훠궈 맛집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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