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연계된 투어 프로그램으로 판다기지와 낙산대불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두 관광지 모두 센터에서는 거리가 꽤 있기 때문에 새벽부터 움직여야 하는 일정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게스트하우스 로비로 가니 생각보다 일찍 준비했어서 픽업시간까지 시간 여유가 좀 있었습니다. 점심시간까지 꽤나 긴 시간이 될 것 같아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서 나가봅니다.
게스트하우스는 신남문터미널 역과 매우 가깝습니다. 터미널 근처이니 아침식사를 할 곳이 많을 듯 해서 일단 역근처로 가보았습니다. 역 바로 뒷쪽 도로에 이른 아침부터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여유로운 편은 아니었기때문에 사람들이 가장 많아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식당 메뉴판에 사진이 하나도 없어서 조금 당황했는데 식당 앞에 만두나 찐빵, 또우장 같은 것들을 팔고 있어 그냥 쉽게 주문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만두를 살 생각으로 가까이 가보니 한 손님이 테이블에 앉아 먹고있는 음식이 눈에 띄었습니다. 계획을 바꾸어 손님이 먹고 있는 것과 똑같은 걸로 달라고 주문해 봅니다.
손님이 먹고 있던 음식 중 하나가 TV에서 자주보던 메뉴였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요우티아오 라는 음식이었습니다. 여행 프로그램 등에서 설명할때 보통 우리나라의 두유나 콩국과 비슷한 음식에 찍어 먹거나 함께 먹는다는 설명을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요우티아오를 먹고 있는 손님이 같이 먹고 있는 메뉴가 콩국같은 음식인 줄 알았는데 받아보니 묽은 죽이었어요. 아침에 자극적이지 않고 속이 편한 음식을 먹는걸 좋아하는 취향인가 봅니다. 세트메뉴가 아닌 것 같았는데 아래와 같은 구성으로 주문해서 드시고 계시더라구요.
주문을 하면서 분명 계란은 없어도 된다고 말을 했지만 계란이 나왔습니다. 무언가 주문했을때 원했던 것과 다르게 나오는 일은 이제 너무 비일비재해서 익숙합니다. 너무 배부르면 간식으로 챙겨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먹어봅니다. 요우티아오도, 죽도 아무런 간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심심한 맛입니다. 기호에 따라 죽에는 소스를 추가하거나 간을 맞춰 먹어도 될 것 같았어요. 옆 테이블에서 먹는 모습을 유심히 보니 요우티아오를 죽에 푹 담궈 적셔서 먹고 있습니다. 처음엔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밋밋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입 두입 먹다보니 은근 고소하고 담백하고 맛있습니다. 워낙 청두에서 자극적인 음식들을 먹어왔어서 그런지 속이 편안해 지는 기분입니다. 결국 계란까지 뚝딱 해치우고 픽업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향했습니다.
영어가이드와 함께할 수 있는 투어를 선택했는데 픽업버스가 게스트하우스까지 옵니다. 그날 해당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가 선택한 투어를 예약한 사람은 오직 저밖에 없다고 했어요 ;; 설마 오늘 나 혼자 여행하는건 아니겠지 생각했는데 가이드의 말을 들어보니 투어버스가 센터내의 여러 게스트하우스를 돌며 신청자들을 모두 픽업해서 이동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방문할때마다 사람들이 늘기 시작하더니 총 열댓명 정도의 인원이 모였습니다. 한국, 일본, 영국, 미국, 뉴질랜드, 호주, 독일 등 다양한 나라의 신청자들이 모였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신청자들의 절반 가량이 중국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분들이었어요. 중국 공휴일을 맞아 휴가를 얻어 여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전날 너무 늦게까지 놀았던 탓인지 너무 피곤해서 버스안에서 금방 잠이 들었습니다. 잠시 후 목적지에 도착하니 추적추적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청두에 있는 동안 늘 날씨가 좋았는데 하필 데이투어를 신청한 날 비가와서 당황스러웠지만 다행히 비가 엄청 많이 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공휴일이라는게 실감나게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습니다. 청두의 판다기지는 워낙 유명해서 늘 사람들이 많이 있겠지만 정말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입구에 줄을 서 있었습니다. 여행사에서 미리 입장권이 결제가 된 상태이고, 여행사를 통해 입장하는 경우 다른 방식인 건지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이 가능했어요.
판다기지에서 활동적인 판다를 보려면 꼭 아침 일찍 방문해야합니다. 판다들은 아침일찍 식사를 하고 바로 잠이 들기 때문에 오후에 방문하게 되면 활동적이지도 않고 보기도 힘들다고 해요.
판다기지 전체에 울창한 대나무 숲이 있습니다. 인파에 휩쓸려 가이드를 놓치지 않도록 정신차리고 한참을 걸어갑니다. 생각보다 판다기지가 워낙 넓기 때문에 한참 걸어야 합니다. 판다기지를 쉽게 돌아다닐 수 있는 작은 버스도 운행되고 있어요. 혹시 걷는 것을 싫어하는 분들이나 다음 일정까지 시간 여유가 많이 없는 분들은 버스를 타셔도 될 듯 합니다.
사실 동물원 같은 곳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에 판다기지를 방문할지 말지 엄청 고민하긴 했었는데 청두하면 판다! 라는 인식이 너무 강해서 아무리 그래도 청두까지 와서 판다를 보지 않을 수는 없지 라는 생각에 방문하게 되었어요. 실제로 전세계에 판다가 서식하는 곳이 많지도 않고 판다를 볼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기 때문에 방문해볼만 합니다. 시기를 잘 맞추어 방문하면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판다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일단 판다를 한마리 보고 나니 신기합니다. 너무 귀엽게 생겼어요 정말.. 게다가 동물원에서 한두마리 볼 수 있는 것과 달리 정말 많은 개체수가 있습니다. 아작아작 대나무를 씹어먹는 모습이 정말 귀엽고, 오전이라 그런지 서로 장난도 치고 활동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판다기지를 둘러보다 보면 청두에서 판다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관리하고 있는지 잘 느껴집니다. 판다는 사실 사육하기가 엄청 까다로운 동물이라고 합니다. 엄청 비싼 값을 지불하고 청두에서 판다를 데려갔던 외국에서 결국 사육에 실패하고 청두로 되돌아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판다기지로 중앙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다보면 각 판다들의 이름과 성격적인 특성, 관계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둔 표지판이 있습니다. 해당 설명을 읽어보고 판다들을 바라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양방이라는 아이입니다. 제가 봤던 판다들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사람들이 있는 가까운 곳까지 왔다가 가고 해서 한참을 머물러 구경했었는데요, 성격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니 ' 주변의 신사물 탐색을 좋아한다' 고 합니다. 이런식으로 설명과 이름들을 보고 판다들을 관찰하면 좋은 것 같아요.
상당히 오랜 시간 판다기지를 걷다보니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이날은 거의 사람들에게 등떠밀려 다니는 수준.. 판다를 가까이서 보기 원하면 조금 치열한 자리 경쟁을 하거나 한~~ 참 기다리며 한줄 한줄 앞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판다기지에서 약 2시간 정도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판다기지는 판다를 보는 즐거움 외에도 멋진 대나무 숲과 정원들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날씨가 화창했었다면 더 예뻐 보였을 것 같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너무 더워서 지쳐버렸을 것 같기도 합니다.
다음 목적지는 중국 최대의 석불인 낙산대불입니다. 청두에서 가장 인성 깊었던 관광지 중 하나입니다. 판다기지에서는 차로 2~3시간 가량 소요된다고 합니다. 공휴일이라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안내를 해주러더라구요. 여행을 느긋하게 하는걸 선호 하시는 분들은 기간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판다기지와 낙산대불을 따로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센터 - 판다기지 - 낙산대불 - 센터 로 이동하는 일정에서 차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조금 힘들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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