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동료분을 만나 커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만나자마자 본인이 감기에 걸렸고, 영어가 유창하지 않다며 계속 미안해 하십니다. 아니요.... 제가 죄송하고 감사하죠... ㅠㅠ 타이쿠리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으로 향했습니다. 커피를 못마신지 이틀이 지나 거의 반혼수상태였기 때문에 커피가 정말 간절했습니다.
IFS몰 바로 뒤쪽에 타이쿠리 거리가 있습니다. 그 곳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은 리저브 매장인듯 합니다. 알고보니 일하시는 바리스타분이 동료분의 친구! 이것저것 내려주시는 커피를 홀짝거려 봅니다. 번역기를 동원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동료분이 아마 보조배터리가 없으셨던 모양이예요. 오가는 중국어에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지만 갑자기 옆자리 앉아계시던 모르는 분이 보조배터리를 건네주십니다. 동료분과 바리스타 친구분이 하는 대화를 들으시고 본인의 보조배터리를 빌려주신 것. 청두분들은 왜 이렇게 다 친절하시고 친근하신가요.... 매일매일이 감동인 청두.
친구를 기다리며 이야기 하던 중 갑자기 청두에 있는 큰 서점 이야기가 나왔어요. 어디선가 청두에 유명한 서점이 있다는 포스팅을 봤던 기억이 떠올라 또 신이나서 따라나서 봅니다. 서점을 찾아가는 길에 스타벅스 바로 근처에 유명한 절이 있다고 해서 구경하고 서점으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엄청나게 번화한 중심가에 작은 사찰이 떡 하니 자리잡아 있습니다. 오늘 만나기로 한 친구 말고 다른 친구는 독실한 불교신자인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IFS몰 근처에서 일하고 있어 종종 점심시간에도 들렀다가 간다고 하더라구요. 관광객도 현지인도 많이 들르는 사찰 같았습니다.
조용히 사찰을 둘러보다가 사람들이 엄청 많이 앉아있는 곳이 보여 물어보니 사찰 내의 찻집이라고 합니다. 평일 낮인데 정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었어요. 구경을 하러 들어가봅니다. 제가 받은 첫 느낌은 중국 영화에서 보던 딱 그런 느낌. 한참을 머무르며 감탄해 봅니다.
목조 장식이라던가 오래된 의자, 사람들이 앉아 차마시고 이야기 하는 그 전경과 분위기가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이날은 그냥 돌아왔지만 청두를 떠나기 전에 꼭 한번 다시 들러 차를 마시고 싶던 공간이었어요. 결국에 다시 찾아가진 못했지만.. ㅠㅠ
사진에 찍힌 뒷 부분에도 많은 분들이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어요. 차를 마시는 곳에 갈 때마다 보이는 해바라기씨와 각종 견과류. 차와 견과류를 함께 하는 문화가 있는 모양입니다. 여유롭게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아직 둘째날 밖에 되지 않아 그런지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들이 새롭습니다.
신기하게 싱가폴이나 대만등 다른 아시아권에 갔을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청두에서 느끼고 있어요. 아마도.. 싱가폴과 대만에 여행차 갔을때는 이미 2년이 넘는 외국 생활과 여행자 생활에 무뎌져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을 수 있어요. 아니면 여행이라기보다는 친구들을 방문하려던 목적이 컸어서 그랬을 수 있구요. 그 이후 싱가폴과 대만에 다시 한번씩 더 방문 했지만 그때도 여행이라기보다는 다른 일들이 있어 겸사겸사 방문했었기 때문에 조금 더 느낌이 달랐을지도 모르겠어요.
이번 여행은 시기상으로도 너무 오랫만에 나간 해외여행이었고, 기간도 2주로 여유있게 갔어서인지 별 것 아닌 것들 하나하나까지 인상깊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심리상태의 영향이 가장 컸을 것 같아요. 정말 여유있게 하루 한곳만 돌아다니고 잘~ 쉬다가 와야지 라는 생각으로 마실가는 느낌으로 떠난 여행. 무엇보다 5년만에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던 친구들을 세명이나 만나게 된 여행. 현재는 한국으로 돌아와 포스팅을 올리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한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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